게임이란 무엇인가?

Just my thought 2013. 1. 14. 01:37 Posted by Jacky

얼마전 아이 어린이집 모임에 갔을 때다. 내가 게임쪽에 있다는 걸 아시는 분들이 이번 게임 관련 규제에 대한 내용을 물어보시면서 몇 마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법적으로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게 게임이기 때문에 이해가 된다. 부모입장에서 게임이란 정부에서 규제해 주면 고마운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 분들에게 게임은 공부하라는 애들이 공부는 안 하고 하는 공부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우리 애 어린이집은 나름 공동육아 형태라, 교육이나 나머지 사회 이슈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정보를 접하는 분들이지만, 이 분들 마저 게임에 대한 생각이 이렇다.

그런데, 그게 과연 맞는 이야기인가? 나의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왠지, 앞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름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 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글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게임이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게임의 정의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어떤 분류에 집어 넣어야 하냐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어떤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가 종이에 글로 씌여졌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이것을 문학이라고 부른다. 이 이야기가 영상으로 재현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그것을 영화라고 부른다.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에 떠 오른 소리를 악기들로 표현하면? 음악이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속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가상의 환경을 지원해 준다면? 나는 이것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문학, 영화, 음악은 예술 혹은 엔터 컨텐츠에 속하게 되며, 나는 게임도 마찬가지의 분류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왜 하게 되는가?

게임을 예술과 엔터 컨텐츠로 보면 사실 이해가기가 쉽다. 문학 작품을 왜 보냐? 음악을 왜 듣냐? 이런 질문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럼 당연히 의식주 같은 본능적인 욕구 충족은 아니다. 그렇다고 유틸리티 서비스나 제품들 처럼 편리함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럼?

개인적으로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가운데, 상위 3개가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즉 게임이 저러한 욕구들을 충족 시켜주는 요소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해 보면, 이 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꾸로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길드를 이루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소속감과 교류, 이들과 퀘스트를 해 나가면서 느껴지는 성취감,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하는데서 느껴지는 자아실현의 감정들.

물론, 그럴 수 있다. 성취감이라고 같은 성취감이냐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나는 그렇다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라. "질낮은 성취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 그런 건 없다. 다만 그런 것을 느끼는 통로가 사람들 마다 다를 뿐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목표는 결국 부족한 고급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이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게임은 다른 예술, 문화 컨텐츠에서 얻을 수 있는 상당히 "질높은" 감정과 감동을 제공하는 컨텐츠라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것은 책을 보는 것과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럼 게임을 가지고 이러는가?

사실, 이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화 컨텐츠 제작자들에 대한 권력의 횡포는 수 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TV? 말 할것도 없다. 대중 음악? 영화?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나는 크게 두 가지로 소설을 써 본다.

첫 번째로는, 게임이라는 것, 특히 디지털 컨텐츠 형태의 게임이라는 것이 나온 게 얼마 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정책을 만들거나 고민하는 계층이 게임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내 기억에도 내가 어릴 때, MSX, 재믹스 등이 나왔는데, 이 때가 80년대 중반이었고, PC가 대중화 되기 시작한 것도 90년대였다. 따라서, 그 이전 세대(40대 중반 이상...??)는 접할 기회도 없었고, 이에 따라 게임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다.

두 번째로는, 교육 정책 실패 등을 덮기 위한 정치적인 공세이다. 공교육 정책의 실패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권 말기인 최근, 상당히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꿈을 잃은 아이들, 자살, 학교 폭력. 이런 상황에서 주위를 돌리는 이벤트로 가장 만만한 것이 바로 게임이다. 얼마나 간단한가? 우리는 최선을 다 했으나, 게임 때문에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니, 게임을 이번에 손을 좀 보겠다.